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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커피의 역사, 로부스타 중심 재배, 지역별 특징, 향미

by alphapl 2025. 12. 16.

베트남은 커피를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일상과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나라다. 프랑스 식민 시대를 거치며 커피 문화가 뿌리내렸고, 지금은 세계 2위의 커피 생산국이자 로부스타 최대 생산국으로 자리 잡았다. 전통을 중시하는 농가들이 많아 재배 방식도 꾸준히 유지되며, 베트남 커피 특유의 깊고 진한 맛이 세대와 시대를 넘어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오늘은 베트남 커피의 산지별 특징, 품종, 향미, 전통적인 커피 문화까지 확실하게 정리해 본다.

1. 베트남 커피의 역사와 전통

베트남에 커피가 처음 소개된 것은 19세기 중반 프랑스 선교사들에 의해였다. 당시 높은 기온과 습도, 넓은 고지대는 커피 재배에 뛰어난 조건이 되었고, 베트남은 빠르게 아시아 최대 커피 생산국으로 성장했다. 특히 로부스타 품종이 지역 기후에 잘 맞아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국제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

베트남 커피의 또 하나의 전통은 ‘느긋함’에 있다. 오토바이가 빠르게 달리는 나라지만, 커피 앞에서는 누구나 속도를 늦춘다. 작은 플라스틱 의자 하나 두고 천천히 내리는 핀 드립을 기다리는 풍경은 베트남의 삶을 상징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2. 베트남 커피의 주요 산지

(1) 다락(Đắk Lắk) – 베트남 로부스타의 심장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한 커피 산지로, 고원지대 특유의 건조한 기후와 화산재 토양이 로부스타 재배에 최적이다. 다락 지역 원두는 바디감이 묵직하고 쌉싸름한 맛이 강하며, 초콜릿 향과 스모키 한 향이 특징이다. 세계적인 인스턴트커피 회사들이 선호하는 원두 중 하나이기도 하다.

(2) 람동(Lâm Đồng) – 달랏(Dalat)을 중심으로 한 고급 아라비카 지역

베트남에서도 드물게 고품질 아라비카가 생산되는 지역이다. 해발 1,500m 이상의 고지대 덕분에 산미가 살아 있고 꽃향·과일향이 뚜렷하다. 베트남 아라비카의 명성을 세계에 알린 대표 지역이다.

(3) 지아라이(Gia Lai)

지아라이는 중간 바디감과 은은한 쌉싸름함이 특징이며, 로부스타 중에서도 비교적 부드러운 맛을 가진다. 베트남 전통 커피 음료인 카페 쓰어다(연유커피)에 특히 잘 어울린다.

(4) 꼰뚬(Kon Tum)

아직 덜 알려진 신흥 지역이지만 최근 스페셜티 시장에서 점차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향미는 깔끔하고 과한 쓴맛 없이 균형 잡혀 있어 새로운 베트남 커피 스타일을 보여준다.

 

 

 

 

 

 

Arabica vs Robusta
Arabica vs Robusta

3. 베트남 커피의 주요 품종

 

 

 

 

Robusta
Robusta

1) 로부스타(Robusta)

베트남 커피의 핵심이다. 전 세계 로부스타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베트남이 차지하며, 강한 쓴맛·스모키 향·높은 카페인이 특징이다. 값이 저렴한 커피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최근에는 고급 로부스타(파인 로부스타)가 등장하며 품질 평가가 상승하고 있다.

 

 

 

 

 

 

Arabica
Arabica

2) 아라비카(Arabica)

달랏·람동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되며 산미가 살아 있고 향미가 화사하다. 스페셜티 시장에서는 베트남 아라비카가 꾸준히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3) 카튜라(Caturra)·카투아이(Catuaí)

아라비카 계열 품종으로, 부드러운 질감과 균형 잡힌 산미를 가진다. 산지에 따라 맛을 조절하기 쉬워 베트남 고급 농가에서 많이 재배한다.

4. 베트남 커피의 향미와 특징

베트남 커피는 강한 개성으로 유명하다. 따뜻한 한 모금만 마셔도 베트남 거리의 공기와 정서가 함께 느껴지는 듯한 독특한 깊이를 품고 있다.

  • 산미: 낮거나 거의 없음
  • : 초콜릿, 카카오, 흙내음, 견과류, 스모키 향
  • 바디감: 매우 묵직함
  • 단맛: 은근한 단맛이 뒤에서 올라온다
  • 여운: 쌉싸름하고 길게 이어지는 전통적 스타일

아라비카는 반대로 산미·꽃향·과일향이 살아 있지만, 전체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로부스타가 베트남의 정체성을 이룬다.

5. 베트남의 독특한 가공 방식

(1) 전통 자연건조(Natural)

햇빛 아래 자연건조하는 방식으로, 로부스타 특유의 중후한 맛과 향을 더 강하게 만든다.

(2) 웻 프로세스(Washed)

아라비카 지역에서 주로 사용한다. 깨끗하고 밝은 향미가 강조된다.

(3) 허니 프로세스(Honey Process)

단맛이 강해지고 향의 층이 깊어진다. 최근 베트남 농가들이 스페셜티 시장 대응을 위해 많이 활용하는 방식이다.

6. 베트남 커피 문화 – 핀 드립과 연유 커피의 매력

① 핀(PHIN) 커피

베트남 커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핀 드립’이다. 작은 금속 필터 위에 굵게 분쇄한 로부스타를 담고, 물을 천천히 부어 한 방울씩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이 느림의 미학이 베트남 커피를 더 깊고 진하게 만든다.

② 카페 쓰어다(Càphê sữa đá)

베트남 커피의 상징. 진한 핀 커피에 연유를 섞고 얼음을 넣어 마시는 방식으로, 달콤하고 강렬하며 중독성 있다. 뜨거운 날씨가 많은 베트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타일이다.

③ 에그 커피(Cà phê trứng)

하노이 명물. 계란노른자·연유·설탕을 크림처럼 휘핑해 커피 위에 올린 것으로, 부드러운 디저트 같은 느낌을 준다.

④ 코코넛 커피(Coconut Coffee)

달콤한 코코넛 밀크와 진한 커피를 섞은 현대적인 스타일. 관광객과 젊은 층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7. 추천 음용 방식

베트남 로부스타는 바디감이 강하므로 모카포트, 에스프레소 머신, 프렌치 프레스가 잘 어울린다. 핸드드립도 가능하지만 물 온도를 조금 더 높여(90~95℃) 쓴맛이 지나치게 강해지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좋다. 아라비카는 중 약배전으로 향미를 살려 핸드드립으로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8. 마무리 – 한 잔에 담긴 삶의 속도

베트남 커피는 단순히 강한 커피가 아니라, 한 나라의 역사와 인내, 그리고 여유를 담은 커피다. 진득한 맛 속에서 오래된 전통과 시대 변화가 함께 느껴지고, 커피 한 잔이 사람들을 쉬게 하고 서로를 연결하는 도구가 된다. 베트남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깊이와 여운에 오래 머무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