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브 디드릭슨 자하리아스(Babe Didrikson Zaharias)는 골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성 선수 중 한 명이자, 20세기 스포츠 전반을 통틀어 가장 다재다능한 여성 운동선수로 평가받는다.
육상, 농구, 골프를 넘나들며 여성 스포츠의 한계를 깨뜨린 그녀는 시대를 앞서간 개척자였고, LPGA 창립과 여성 스포츠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번 글에서는 그녀의 성장 배경과 골프 업적, 영향력, 그리고 총평을 통해 ‘베이브 자하리아스’라는 전설을 되짚어본다.
성장과정 – 다재다능한 천재 소녀의 탄생
베이브 자하리아스는 1911년 6월 26일 미국 텍사스주 포트아서에서 노르웨이 이민자 가정의 일곱째 딸로 태어났다.
본명은 밀드레드 엘라 디드릭슨(Mildred Ella Didrikson)이며, '베이브'라는 별명은 당시 유명한 야구 선수 베이브 루스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별명처럼 그녀는 어릴 때부터 남다른 운동 신경을 보여줬다.
그녀는 중학교 시절부터 야구, 농구, 수영, 테니스 등 다양한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아마추어 육상
선수로 활동을 시작했다.
1932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출전하여 3개의 메달(금메달 2, 은메달 1)을 획득하며 세계적 스타로 떠올랐다.
이 기록은 단일 올림픽에서 여성 육상 선수가 거둔 가장 놀라운 성과 중 하나로 평가된다.
그러나 그녀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육상과 농구 등 다양한 종목에서 활약하던 그녀는 1935년 골프에 입문했고, 단기간에 실력을 끌어올려 아마추어 대회에서 연승을 기록했다.
당시 골프계는 여성의 진입이 매우 제한적이었지만, 그녀는 정통 교육 없이도 감각과 훈련으로 빠르게 정상급 선수 반열에 올랐다.
골프 업적 – LPGA 창립자이자 시대의 전설
베이브 자하리아스는 골프에서 여성 스포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194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골프에 전념한 그녀는 아마추어 대회에서 다수의 우승을 거두었고, 1947년에는 프로로 전향했다.
이후 그녀는 LPGA(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의 창립 멤버 중 한 명이 되었으며, 여성 골퍼들의 활동 무대를 넓히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녀의 골프 업적은 다음과 같다:
- 통산 LPGA 투어 41승
- 메이저 대회 10승 (US 여자 오픈 3승 포함)
- 1945년 PGA 남자 대회 예선 통과 (남녀 통틀어 최초 기록 중 하나)
특히 1950년 US 여자 오픈에서의 우승은 그녀의 커리어에서 절정이라 할 수 있다.
이 대회는 미국 골프협회(USGA) 주최로 열린 최초의 공식 여자 메이저 대회였으며, 자하리아스는 이 대회에서 완벽한 경기 운영과 정교한 숏게임을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놀라운 점은 그녀가 1953년 암 진단을 받은 이후에도 투병과 훈련을 병행하며 1954년 US 여자 오픈에서 다시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이다.
이는 스포츠 역사상 가장 감동적인 복귀 사례 중 하나로 남아 있으며, 그녀는 여성 스포츠인뿐만 아니라 모든 운동선수에게 영감의 아이콘이 되었다.
영향력 – 여성 스포츠의 선구자
베이브 자하리아스가 스포츠계에 끼친 영향은 단지 기록에 그치지 않는다.
그녀는 당시로서는 매우 드물게, 다종목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며 여성도 스포츠에서 탁월한 능력을 가질 수 있음을 입증한
인물이었다.
그녀의 활동은 미국 사회에서 여성의 권리 신장과도 맞물려, 스포츠를 통한 여성 자립과 사회 참여에 힘을 실었다.
특히 그녀는 LPGA 설립에 깊이 관여함으로써, 여성 골퍼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자하리아스가 없었다면 LPGA의 탄생도 늦어졌을 것이며, 미국 여성 골프의 발전 속도도 훨씬 더뎠을 가능성이 높다.
그녀의 생애는 당시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에 도전한 상징이었다.
남성 스포츠 행사에 참여하고, 프로 대회에서 남성과 겨루고도 기죽지 않았던 그녀의 태도는 스포츠 외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
자하리아스는 경기 외적인 미디어 노출에도 적극적이었으며, 스포츠 스타로서의 대중성과 사회적 책임을 처음으로 체계화한
인물 중 하나였다.
총평 – 시대를 초월한 챔피언
베이브 자하리아스는 단순히 전설적인 골퍼가 아니라, 여성 스포츠 전체의 판도를 바꾼 인물이다.
그녀의 커리어는 ‘가능성의 확장’ 그 자체였으며, 그 누구도 그녀가 세운 벽 앞에서는 가벼이 말할 수 없다.
골프, 육상, 농구를 넘나들며 시대의 편견을 돌파한 그녀는 모든 세대의 운동선수에게 영감이 되고 있다.
그녀의 인생은 1956년, 불과 4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며 짧게 마무리되었지만, 그녀의 영향력은 오늘날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많은 선수들이 그녀의 이름을 언급하며 힘을 얻고 있으며, 여성 스포츠의 발전은 그녀가 남긴 토대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베이브 자하리아스는 증명했다.
‘진정한 챔피언이란, 종목과 성별, 시대를 초월해 영감을 주는 존재’ 라는 것을. 그녀는 영원히 기억될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