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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커피 종류·맛·특징 총정리

by alphapl 2025. 12. 14.

커피 애호가라면 한 번쯤 ‘예멘 모카’라는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요즘은 ‘모카’ 하면 초콜릿 라테를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모카(Mocha)의 원래 의미는 예멘의 항구 도시 ‘모카항(알 모카)’을 뜻한다. 17세기부터 커피가 전 세계로 퍼져나갈 때 핵심적인 수출 관문 역할을 했던 곳이 바로 이곳이다. 그래서 예멘 커피는 단순한 산지가 아니라, 커피 역사 자체와 함께 이어져온 상징적 존재라 할 수 있다.

예멘 커피는 생산량은 많지 않지만, 독자적인 토종 품종과 척박한 산악 지대에서 이루어지는 전통 농법 덕분에 세계 어떤 커피와도 비교하기 어려운 독특한 향미를 지녔다. 오늘은 예멘 커피의 지역별 특징, 품종, 향미, 그리고 그 오랜 역사와 가치까지 풍부하게 정리해 본다.


1. 예멘 커피의 역사적 배경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커피가 실제로 ‘음료’ 형태로 자리 잡고, 전 세계 이슬람권으로 퍼져나간 곳이 바로 예멘이다. 예멘의 수피 수도자들이 마음을 가다듬고 긴 밤을 견디기 위해 커피를 마셨고, 이 전통이 확산되며 예멘은 세계 최초의 커피 상업 생산국이 되었다.

17~18세기에는 예멘의 모카항이 커피 수출의 중심지 역할을 하며 유럽과 중동에 커피를 공급했다. 당시에는 예멘에서 길러진 원두가 세계 커피 시장의 거의 전부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지금도 예멘 커피라는 이름은 ‘원류의 맛’을 상징하며 커피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2. 예멘 커피가 특별한 이유

예멘 커피는 재배 환경 자체가 독특하다. 대부분의 커피가 열대우림이나 고지대 숲에서 자라지만, 예멘 커피는 메마른 산악지형의 계단식 농경지에서 최소한의 물만으로 자란다. 화산토와 건조한 기후가 원두의 밀도를 높이고, 토양 향이 복합적으로 배어들어 ‘와인 같은 묵직함’, ‘말린 과일향’, ‘향신료 같은 깊은 향’이 자연스레 형성된다.

또한 예멘은 지금도 기계화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수확도 대부분 손으로 이루어지며, 열매를 햇볕에 말리는 방식(내추럴 가공)이 전통적으로 이어져 온다. 이 때문에 세상 어디에서도 흉내 내기 어려운 ‘옛 방식 그대로의 풍미’가 살아 있다.


3. 예멘의 대표 산지·지역별 특징

 

 

 

 

 

Haraz
Haraz

3-1. 하라즈(Haraz)

최근 스페셜티 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지역이다. 해발 1,800~2,200m 고지대에 농지가 형성되어 있으며 기후 조건이 엄격해 원두 향이 농밀하다. 하라즈 커피는 말린 무화과, 대추야자, 카카오 같은 짙은 향이 특징이다.

  • 짙은 단맛과 중후한 바디
  • 초콜릿·향신료·말린 과일 계열의 묵직함
  • 긴 여운과 와인 같은 발효톤

 

 

 

 

 

 

Matari
Matari

3-2. 마타리(Matari)

예멘 커피 중에서도 향미가 강한 편으로 유명하다. 특히 스파이스 노트가 두드러지며, 후추·계피·정향 같은 향이 살짝 비친다. 커피 하나만으로 풍성한 묵직함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하다.

  • 강렬한 바디와 깊은 흙내음
  • 스파이시한 아로마
  • 짙은 초콜릿 여운

3-3. 사나(Sana’a) & 벨트 계곡권

예멘의 수도 사나워 주변 산악 계곡에서는 다양한 토종 품종이 전통 방식으로 재배되고 있다. 생산량은 많지 않지만 지역 특성 덕분에 풍미가 정교하고 고급스러운 경우가 많다.

  • 플로럴 향미에 스모키 한 깊이 추가
  • 밸런스가 좋고 은근한 단맛
  • 연한 허브 향이 기분 좋게 남음

4. 예멘 커피 품종(토종 Landrace) 특징

예멘 커피의 또 하나의 강점은 ‘고유의 토종 품종’이다. 예멘의 품종은 오랜 세월 자연적으로 선별된 계통들로, 이를 통틀어 모카 계열 품종이라 부르기도 한다.

  • 다와이리(Dawairi) — 풍성한 달콤함과 묵직한 질감
  • 투파이(Tufahi) — 산미가 은근하고 사과 같은 밝은 느낌
  • 우다이니(Udaini) — 향미가 복잡하고 깊은 스파이스톤

이 품종들은 상업적 개량이 거의 없고, 오래된 나무에서 수확되는 경우도 흔하다. 그만큼 생산량은 적지만, 희소한 원품종 자체의 향미가 살아 있는 것이 매력이다.


5. 예멘 커피의 가공 방식

5-1. 전통 내추럴(Natural) 방식

예멘 커피의 대부분은 내추럴 방식으로 가공된다. 햇볕과 바람만으로 말리는 방식이기 때문에 과육의 향이 생두에 그대로 스며들며 말린 과일 계열 향과 발효톤이 짙게 형성된다.

5-2. 건조 환경의 영향

건조한 기후 덕분에 고르게 건조되며, 이 과정에서 독특한 땅 냄새와 향신료 같은 터프한 향이 더해진다. 이 향은 예멘 커피가 전통적으로 ‘모카’라 불리며 특별한 매력을 갖게 된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6. 예멘 커피 맛의 핵심 특징

예멘 커피는 한두 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합적이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이 두드러진다.

  • 짙고 풍성한 단맛 — 말린 과일·카카오톤 중심
  • 와인 같은 산미 — 부드럽고 깊이 있는 신맛
  • 향신료 느낌의 아로마 — 계피, 정향, 후추 계열
  • 스모키·흙내음 계열의 깊이 — 고지대 계단식 농법의 특징
  • 긴 여운 — 한 잔이 끝나도 풍미가 오래 남음

에티오피아와 비교하면 꽃향·과일향보다는 훨씬 중후하고, 케냐보다 산미는 낮지만 복합적이며 깊은 향이 안정감 있게 뒷받침된다.


7. 예멘 커피를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

예멘 커피는 향이 깊고 묵직하기 때문에 추출에 따라 풍미 차이가 크게 난다. 집에서 드립으로 즐길 때는 다음과 같은 팁을 참고하면 좋다.

  • 93~95℃의 높은 온도 사용 — 묵직한 단맛이 잘 열린다
  • 중간보다 약간 굵은 분쇄 추천 — 과추출 방지
  • 초반 뜸 들이기 30초 이상 — 와인톤 향미 강조
  • 라이트보다는 미디엄~다크 로스팅이 잘 어울림

예멘 커피는 고유의 개성이 강하기 때문에, 추출 변수가 조금만 바뀌어도 풍미가 깊게 달라지는 재미가 있다.


8. 마무리 — 예멘 커피는 ‘시간이 만든 깊은 맛’

예멘 커피는 단지 맛있는 커피를 넘어, 오랜 역사와 전통이 담겨 있는 한 잔이다. 계단식 농지에서 물을 아껴가며 키운 나무들, 손으로 열매를 따고 햇볕으로 말리는 전통 방식, 그리고 깎아지른 산악 지형이 함께 만들어낸 독특한 향미는 시대가 변해도 꺼지지 않는 정성과 장인의 정신을 담고 있다.

커피를 오래 즐기는 이들이 예멘 커피를 특별히 기억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조금은 투박하고 거칠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속에 담긴 순수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게 스며든다.

앞으로 커피를 고를 때 이 글이 작은 길잡이가 되고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