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를 이야기할 때 프랑스를 빼놓고는 시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프랑스에는 공식적으로 등록된 치즈만 1,200종 이상이 존재하며, 비공식적으로는 2,000종이 넘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 숫자는 단순한 식재료의 다양성을 넘어, 프랑스인의 삶과 역사, 그리고 지역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긴 결과물입니다.
프랑스에서 치즈는 안주가 아니라 문화이며, 간식이 아니라 하나의 완성된 요리입니다.
프랑스 치즈 문화의 근간
프랑스 치즈 문화의 핵심은 지역성과 전통입니다. 같은 우유로 만들어도 토양, 기후, 숙성 환경에 따라 전혀 다른 치즈가 탄생합니다. 그래서 프랑스에는 ‘치즈의 테루아(terroir)’라는 개념이 존재합니다. 와인에서 포도밭을 중시하듯, 치즈 역시 어느 지역에서 만들어졌는지가 곧 품질과 개성을 결정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AOP(원산지 보호 제도)입니다. 이는 전통적인 제조 방식과 지역성을 국가가 직접 보호하는 제도로, 프랑스 치즈가 전 세계에서 신뢰받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프랑스 치즈의 주요 분류
1. 연성 치즈(Soft Cheese)
가장 대중적이며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프랑스 치즈의 얼굴입니다. 흰 곰팡이로 덮인 부드러운 껍질과 크리미 한 속이 특징입니다.
- 브리(Brie) : 고소하면서도 은은한 버터 향, 와인과의 궁합이 뛰어남
- 까망베르(Camembert) : 풍미가 진하고 숙성될수록 깊은 향을 냄
2. 반경성 치즈(Semi-Hard Cheese)
수분 함량이 낮고 단단해 오래 숙성할수록 감칠맛이 폭발합니다. 프랑스 가정 식탁과 레스토랑에서 모두 사랑받는 유형입니다.
- 콩테(Comté) : 견과류 향과 달콤한 끝맛이 특징
- 에멘탈(Emmental) : 구멍이 있는 치즈로 부드럽고 순한 맛
3. 블루치즈(Blue Cheese)
호불호가 갈리지만,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든 치즈의 세계입니다. 푸른곰팡이가 만들어내는 강렬한 향과 짠맛이 특징입니다.
- 로크포르(Roquefort) : 양젖으로 만든 프랑스 블루치즈의 정점
- 블루 도베르뉴(Bleu d’Auvergne) : 로크포르보다 부드러운 풍미
4. 생치즈(Fresh Cheese)
숙성 과정을 거치지 않아 신선하고 산뜻한 맛이 특징입니다. 아침 식사나 디저트로 자주 활용됩니다.
- 프롬마쥬 블랑(Fromage Blanc)
- 리코타 스타일 프레시 치즈
프랑스 명품 치즈 TOP 클래스

① 로크포르
‘치즈의 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명품 중의 명품입니다. 자연 동굴에서 숙성되며, 짭짤함과 깊은 감칠맛이 완벽한 균형을 이룹니다. 프랑스 미식 문화의 자존심이라 불릴 만합니다.

② 콩테 그랑 크뤼
24개월 이상 숙성된 최고급 콩테는 하나의 예술품에 가깝습니다. 캐러멜, 헤이즐넛, 버터 향이 층층이 쌓이며 고급 와인과 환상의 조합을 이룹니다.
③ 브리 드 모(Meaux)
프랑스 왕실이 사랑한 치즈로, 섬세하고 우아한 풍미가 특징입니다. 부드럽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맛이 인상적입니다.
프랑스인의 치즈 소비 문화
프랑스에서는 치즈가 식사의 끝이자 하이라이트입니다. 디저트 이전에 치즈 플래터가 나오며, 각자 취향에 맞는 치즈를 천천히 즐깁니다. 급하게 먹지 않고, 빵과 와인, 대화를 곁들이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입니다.
이런 식문화는 단순한 미식이 아니라 ‘삶의 리듬’을 중시하는 태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프랑스 치즈가 오랜 세월 사랑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마무리: 프랑스 치즈는 문화다
프랑스 치즈는 단순한 발효 식품이 아닙니다. 지역의 역사, 장인의 손길, 식탁 위의 여유가 함께 숙성된 결과물입니다. 치즈 한 조각에도 철학이 담긴 나라, 그것이 바로 프랑스입니다.
다음에 치즈를 고를 때는 맛뿐 아니라 그 치즈가 태어난 배경까지 함께 음미해 보시길 바랍니다. 치즈가 훨씬 깊고 풍부하게 다가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