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농구는 ‘3점슛의 시대’라 불릴 만큼 외곽슛이 전술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스테판 커리와 같은 슈퍼스타들이 있지만, 그 기반을 닦은 인물 중 하나가 바로 레지 밀러(Reggie Miller)
입니다.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상징이자, 1990년대를 대표하는 슈팅가드였던 그는 탁월한 슈팅 능력과 오프 더 볼 무브, 클러치 퍼포먼스로 시대를 앞서갔습니다.
이 글에서는 3점 시대를 가능하게 한 선구자, 레지 밀러의 전술적 유산을 집중 분석합니다.
오프 더 볼 움직임의 교과서
레지 밀러는 단순한 슈터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공 없이 움직이는 능력, 즉 오프 더 볼 무브먼트의 대가였습니다.
대부분의 3점슛 스페셜리스트들이 정지된 상태에서 패스를 받아 슛을 던지는 것과 달리, 밀러는 끊임없이 움직이며 수비수의
시선을 분산시켰고, 스크린을 활용해 오픈 찬스를 스스로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더블 스크린과 플레어 스크린을 통과하면서 0.1초의 찬스에도 주저하지 않고 슈팅을 시도하는 과감함은
그의 전매특허였습니다.
그의 빠른 릴리스는 수비가 대응할 틈을 주지 않았고, 타이밍과 위치 선정에서의 감각은 많은 코치들이 오늘날에도 필름으로
분석하는 교과서로 남아 있습니다.
팀은 단순한 아이솔레이션이나 포스트업보다 스크린 중심의 셋 오펜스를 구축했고, 밀러는 그 중심에 서 있었습니다.
그는 공을 갖고 있지 않아도 가장 위협적인 선수로 간주되었고, 이는 현대 농구에서 커리처럼 공 없이도 수비를 흔드는 선수들의
모델이 되었습니다.
효율 중심의 슈팅 선택
레지 밀러는 통산 2,560개의 3점슛을 성공시켜 은퇴 당시 NBA 역사상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슛 시도 대비 높은 성공률(3P 약 39.5%)을 유지하면서도, 무리하지 않는 효율적인 슈팅 선택으로 경기를 운영했습니다.
밀러의 슛 셀렉션은 단순히 오픈 찬스만 노리는 것이 아니라, 수비의 움직임을 읽고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비롯된
결과였습니다.
그가 보여준 건 ‘많이 쏘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 어떤 리듬으로 쏘는가에 대한 이해였습니다.
당시 NBA는 지금처럼 3점슛이 메인 전략이 아니었습니다.
대부분의 팀이 미드레인지 혹은 인사이드 중심의 공격을 펼치던 시대에, 밀러는 게임의 흐름을 바꾸는 외곽포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증명했습니다.
클러치 퍼포먼스와 정신력
레지 밀러는 경기 막판, 특히 큰 무대에서 더욱 강한 면모를 보여준 선수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1995년 플레이오프 뉴욕 닉스전에서 8.9초 만에 8득점을 기록한 전설적인 장면입니다.
그는 자신에게 찬스가 올 것을 늘 예측했고, 심리적인 흔들림 없이 자신만의 슈팅 리듬을 유지했습니다.
이는 현대 농구에서 요구되는 클러치 능력과 멘탈의 표본으로 평가받습니다.
또한 그는 후배 선수들에게 전술적 레퍼런스로 남아 있으며, 경기를 읽는 시야, 수비 분산을 위한 포지셔닝 등 다방면에서
전술적 가치가 높은 선수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레지 밀러는 단순한 3점 슈터가 아닌, 현대 농구 전술의 기초를 다진 선구자였습니다.
그의 오프 더 볼 움직임, 슈팅 효율, 그리고 클러치 퍼포먼스는 지금도 많은 선수들과 전술가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으며,
‘3점 시대’가 열리기 훨씬 전부터 이를 예고한 존재였습니다.
농구를 조금 더 깊이 있게 보고 싶은 팬이라면, 레지 밀러의 플레이를 통해 ‘무기 없이도 가장 위협적인 공격’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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